최근 서비스 기획자 채용 공고가 많습니다. 문과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많고, 조금만 공부해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는 것도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많이 어렵습니다. 기획자 채용 공고는 줄지 않을 것입니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장벽은 분명 높지 않다는 것이고 그렇다는 건 생각보다 전문적인 영역이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틀렸죠. 기획자는 꽤나 전문 영역이고 이 일을 좋아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래 버티지 못하고 퇴직이나 이직을 하고 말 것입니다.
기획자가 왜 힘들죠?
먼저, 기획이 무엇인지 들여다 봅시다. 기획(planning)이란 어떤 일을 미리 예상하거나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사전 작업입니다. IT에서 이 기획이라는 것은 어떤 서비스가 만들어지기 전에 그 서비스를 어떻게, 왜 만들 것인 정하는 것입니다. 재밌겠죠? 네,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수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필두로 진행해야합니다.
개발자들에게 기획된 문서를 이해시킬 수 있어야하며, 그 과정이 논리적이어야합니다. 기획자를 도전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radio button과 check box의 차이를 알아야하며, scroll bar가 필요할 때와 아닐 때도 구분해야합니다.
CRUD가 기본인 table 형태의 게시판등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기획자는 디자이너가 아니기 때문에, 어떠한 뉘앙스나 분위기만을 설명해서는 안되며, 그 기능들과 흐름(flow)를 설명할 수 있어야합니다.
모두 다 잘 할 수 있어도, 마지막으로 컨펌자들의 마음을 만족시켜야합니다. 내 생각을 적어내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기획의 업무가 아닙니다. 나의 컨펌자의 생각을 읽어 잘 그려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단순히 논리적인 것 뿐만 아니라, 사람을 상대하는 것에 자신이 있어야한다는 것입니다.
무한히 재수정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보다 생각을 많이 하고 결정해도 생각이 없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이 모두를 견뎌내어야 senior 기획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을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하겠습니다.
- 개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디자인 영역인 UI, page flow 등)
- 컨펌자가 좋아하는 양식을 파악해야 한다. (매번 달라질 수도 있음)
- 모든 책임을 가져야 하며, 가장 많은 생각을 해야한다.
- 서비스 탄생에 관여된 모두를 설득해야한다.
그래도 연봉은 높지 않나요?
네, 높지 않습니다. 하는 것에 비교하여 낮은 편인 곳이 훨씬 많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노동법에 따르면 불확실성을 가지는 업무(마케팅, 기획, 경영)등은 더 높은 강도의 직무로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스트레스가 높고,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닌 회사를 위해 사용한 시간과 생각들은 성과에 따라 쓰레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 인내에 비교하여 다른 직군들 대입초봉과 유사합니다.
회사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전공 무관으로 뽑는다면, 절대 높은 연봉이 제시될 수 없습니다.
- 초봉 (0-2년): 2,400만원 – 3,000만원
- 3년차: 3,000만원 – 3,800만원
- 5년차: 3,800만원 – 4,200만원
- 10년차: 4,200만원 – 5,000만원
- 15년차: 5,000만원 – 9,000만원
- 20년차 이상: 9,000만원 이상
그럼, 기획자 하지 말까요?
그건 여러분들이 선택입니다. 하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관철시키는 것은 매우 멋진 일임과 동시에 어려운 일입니다. 이 일을 잘해진다면 다른 분야에 도전하거나 이직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이 인내심이 충분하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직종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나는 창의적이야”, “나 의견 내는 거 좋아해”, “어떤 사이트는 이랬으면 좋겠던데” 정도의 사고에 멈춰있다면, 악몽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천천히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기획자를 하면 좋은 사람 :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할하고, 인내심이 뛰어나며, 의견을 통합해나가는 과정이 즐거운 사람
기획자를 하면 안되는 사람 : 단순 의견(오타 지적, 대안이 없는 의견)을 중심으로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거나 , 깊이 있는 대화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
현재 직무에 만족하지 않는 다는 뜻인가요?
모든 일에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충분히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키는 일은 매우 어렵고 힘듭니다. 하지만 결론을 보고 잘 서비스되는 것을 보면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오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삶에 도움이 되는 직무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살면서 많은 문제에 부딪히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서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까요.
기획자, 도전 해볼까요?
네, 도전은 늘 아름답습니다. 다만, 도전하기 전에 기획에 관련된 책을 한번 보시고, 역기획을 어렴풋이나마 진행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내용으로 포트폴리오도 구성해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